예수를 믿는다면 이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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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일 작성일 18-01-17 15:13본문
저는 원래 소설책 읽는 것을 싫어 했는데 그것은 저의 책읽는 속도가 워낙 느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설책을 읽자면 한 두가지의 교훈을 얻기 위해 지어낸 잡다한 얘기를 함께 읽어야 하는 것이 너무나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타고난 이과체질인가 봅니다. ^^
하지만 지난주 책장에 꽂혀 있는 '철길에 핀 꽃'이란 책을 발견했는데 보니 아내가 청년부시절 교회선배로부터 받은 것이었습니다.
미우라 아야코의 책이었습니다. 우연히 든 책을 단숨에 읽게 되었는데 이런 소설은 읽을 만하다하고 내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는 것은 많지만 실천은 없는 저의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일본의 기독교 작가인 미우라 아야꼬가 쓴 '철길에 핀 꽃'이란 소설책에 보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 책을 쓴 배경이 적혀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가노 노부오는 사실 실제 인물 나가노 마사오를 묘사한 것이었는데 그의 일생이 간략히 아래와 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 이하 책 중에서---
<나가노 마사오의 사진>
나가노 마사오씨는 참으로 검소한 사람이었다.
"서무주임이라고 하면 상당한 지위였지만 항상 초라한 옷차림을 하고 계셨다."
같이 하숙을 하고 있었던 신자 한 사람이 술회한 대로 양복 같은 것을 새로 지어 입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또 먹는 것도 무척 검소하여 도시락 반찬 같은 것도 콩졸임 단지 속에 넣어 두고 1주일이고 열흘이고 같은 것만 가지고 다녔다 한다. 그렇다고 하면 무척 인색한 것처럼 생각될 지도 모르나 결코 그런 게 아니었다. 그는 고향의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보내 주었을 뿐 아니라 무척 많은 헌금을 하여 그 헌금액은 부유한 실업가 신자보다 많았다고 한다. 러일 전쟁의 공으로 60엔을 하사받았을 때 그는 이를 그대로 몽땅 아사히가와 기독교 청년회 기금으로 내놓았다. 당시엔 60엔이라고 하면 상당한 거액이었다. 그는결코 돈이 아까워서 검소한 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나가노 마사오씨가 신앙에 열심이었다는 것은 그 교회의 집회에 빠지는 일 없이 출석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런데다가 집회에 오갈 때에는 길에서 사람들을 만나 전도할 것까지 계획에 넣어 실행했다는 것이다. 또 자비로 각지를 전도하며 돌아다니는 가운데 철도 기독교청년회를 조직하였다. 그의 이야기는 불처럼 뜨거웠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는 교회에서만 열심이었던 건 아니다. 직장에서도 그는 정말이지 우수한 직원이었다. 그가 재직하는 동안에 운수 사무소장은 몇 번이나 바뀌었으나 어느 소장도 만나기 어려운 인물이라 하여 전적으로 신뢰하였다고 한다.
"어느 소장은 자기의 후임 소장에게 '아사히가와에는 나가노라고 하는 기독교인 서무주임이 있는데, 그에게 모든 일을 맡겨두면 만사가 다 해결된다'고까지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약전 가운데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하여 단지 상사에게만 신임을 받은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아무리 바쁘다 하더라도 오후 5시가 되면 부하 직원을 모두 퇴근시키고 남은 일은 혼자서 한밤중까지 처리할 만큼 업무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과는 달리 시간외 수당 같은 건 한푼도 나오지 않았던 시대이다. 그것도 거의 매일밤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있었다고 하니 이만으로도 부하들은 그의 말에 복종치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또한 무척 온화한 사람이었다. 소설 가운데 인용했지만 다시 한번 약전의 일부분을 인용해 두고자 한다.
" 그가 서서 도리를 말할 때면 불을 뿜는 듯 정열적이었고 그 하얀 얼굴은 햇빛처럼 빛났다. 5척의 야윈 체구에서 천둥소리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단을 내려오면 솜처럼 부드럽고 봄 햇살같이 따스했다."
이 나가노 마사오 씨는 어떠한 부하라도 잘 다루었다. 어느 직장에나 문제가 되는 사람은 있는 법인데, 나가노 마사오씨에게로 이러한 문제가 있는 직원들을 끊임없이 보내오곤 했다. 그에게로 보내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하는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문제성 있는 사람들이 그의 밑에 들어오고 나면 누구나가 얼마되지 않아서 열심히들 일을 했다고 하니 그는 드물게 보이는 인격자임에 틀림없다.
특히 다음의 에피소드는 나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이것을 그가 삿포로에서 근무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직원 가운데 A라고 하는 주정이 심한 동료가 있었다. 동료나 상사들은 물론이고 친 형제들까지도 그를 꺼려하고 싫어했다. A는 더욱 더 술을 마시게 되었고 마침내는 발광을 하기에 이르렀다. 당연히 파면 조치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A의 친형제들은 병이 난 그를 버렸다. 그러나 단 한 사람 나가노 마사오씨만은 친형제도 돌보지 않는 미쳐 버린 A를 근무하는 틈틈이 있는 힘을 다하여 간호를 하고 돌보는 데에 정성을 쏟았다. 술만 들어갔다 하면 달려들고 난폭한 짓을 하는 A를 그는 버리질 않았다. 그것도 완쾌될 때까지 계속하여 간호를 한 것이었다.
완쾌되자마자 나가노 씨는 상사에게 A의 복직을 부탁했다. 이것은 소설 속의 미호리에 대해서보다도 훨씬 더 곤란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가노씨의 이러한 것은 생활화되었던 것이다. 상사도 그의 인격과 열성에 감명을 받아 결국 이를 받아들여 그 복직을 허락했다. 그는 바로 집 한채를 빌려 A와 같이 자취 생활을 시작하였고 그를 도와 마침내 정상인으로 재기하게 하였던 것이다. 약전에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있다.
"하여튼 어린아이보다도 다루기 힘든 친구를 스스로 맡아 인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실천하는 자이기에 비로소 가능했으며 뜨거운 정열로서 일시적으로 구제하는 자로서는 도저히 따르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아아, 당신은 이처럼 실천적 신앙에로의 계단을 한 발짝 한 발짝 올라가 마침내는 순금과도 같은 생애를 창출하신 것입니다."
또 로구죠오 교회 교인인 야마우찌씨는 말하고 있다.
"당신은 사랑의 화신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라고, 순금과도 같은 생애 사랑의 화신이라고까지 당시의 친구들은 써 남기지 않을 수 없었을 만큼 나가노씨의 일상생활은 실로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그는 또 무척이나 용감한 사람이었다. 훗카이도 전도에 힘을 다했던 선교사 피어슨 선생이 스파이 혐의를 받은 일이 있었다. 러일전쟁 직후의 일이다. 사람들은 바로 반감을 품게 되었고 증오심을 가졌으며 국민학생까지도 피어슨 선생의 집에 돌을 던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나가노 씨는 이를 크게 우려하여 즉시 신문에 투고하여 피오슨 선생의 인격과 사명을 호소하는 한편 또 경찰에 스스로 출두하여 오해를 풀도록 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애를 썼다. 그런데 그게 당시로서는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했는가 하는 것은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이 나가노 마사오 씨가 시오카리 고개에서 희생의 제물로 산화된 것이다. 그는 당시 나요리 지역 순회전도를 다녀오던 길이었다. 그가 탔던 열차가 시오카리 고개의 급경사지에 진입했을 때 객차의 연결고리가 풀려 열차가 반대방향으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속도가 점점 빨라져 전복될 위험에 처해졌다. 그는 재빨리 열차 승강구 발판 쪽으로 뛰어가 핸드 브레이크를 잡아당겨 기차의 속도를 겨우 줄였다. 그러나 속도는 더 이상은 줄지 않았다. 그는 몸을 선로로 던졌고 그의 몸을 밟고 지나가며 기차는 속도가 줄었고 험한 고개가 꺾어지기 직전에 멈추었다.
사망 1명, 그리고 승객은 모두 부상없이 살아남았다.
1909년, 삿포로 시오카리고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고다. 이 사고로 많은 사람들의 그의 희생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특히 기독교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지고, 교회를 찾는 이들이 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고개의 정상에는 그를 기리
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그를 그토록 비꼬고 비난하던 동료는 그 사건 이후로 새사람이 되었다.
철도와 교회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그의 최후에 커다란 감명을 받았던 것이다. 그의 순직 직후 아사히가와와 삿포로에 신앙의 일대 기치가 오르고 몇십명이나 세례를 받았다. 후지와라 에이끼찌 씨 같은 이도 너무도 감격한 나머지 70엔
의 저축 모두를 주일학교에 내놓았다고 한다.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으나, 그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유언
장은 건질 수가 있었다. 피에 흠뻑 젖었지만 다행히도 글씨를 알아볼 수가 있었다. (그는 평소에도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것처럼 유연장을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시오카리 고개로 들어오는 열차가 나가노 마사오의 비석앞을 지나고 있다>
유언
나는 감사함으로 나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친다
나의 모든 죄는 예수님께서 용서하여 주셨다. 나의 모든 형제 자매여, 나의 죄의 대소를 불문하고 모두를 용서받았다는 것을 알기를 바라며, 나의 영면에 의해 형제 자매들이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감으로 인하여 진정한 감사를 맛보기를 기도드린다.
어머님과 친족은 지체말고 24시간이 지나면 바로 장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나의 일기장이나 모든 기록물 그리고 엽서를 포함한 모든 나의 편지는 태워주기를 바란다
화장으로 할 것이며 가급적 허례허식을 폐하고 시간과 비용은 가장 경제적으로 해 주기 바란다. 이력의 낭독 같은 의식적인 것은 말아 주기 바란다.
고락생사를 같이 감사한다.
죄송하나 내가 죽은 뒤 이 유언대로 해주기 바란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께 나가노 노부오
요한복음 12장 24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작가 미우라 아야코 부부의 생전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