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RING THAT NEVER DRIES UP

마르지 않는 샘

마르지 않는 샘

젖먹는 아가를 돌보면서 얻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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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정란 작성일 16-02-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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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3개월 정도 젖먹이를 돌보면서 성령께서 묵상 가운데로 인도하셨던 몇 가지 보화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얼마전까지도 이 작고 연약한 피조물을 어떻게 케어해 주어야 할 지 몰라 패닉에 빠져 있다가 차츰 그래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1. 당신이 원하는 가장 간절한 것이 그리스도와의 친밀함, 그의 체취를 맡는 것, 그의 날개 아래 거하는 것인가?

 

출산 후 처음 한 달 정도는 거의 밤을 지새우는 힘든 날들 이었는데요(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만 ㅠㅠ), 어느 날인가 처음으로 곤하게 한시간 반 가량을 그것도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고 일어났습니다. 피로가 풀려 기분이 좋았던 것도 잠시, 이 낯선 편안함과 동시에 아기가 곁에 없다는 것을 감지했는데요. 혹시 침대에서 떨어졌는가, 누군가가 데려갔는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찡찡거리고 있어야 할 아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겨드랑이 사이 넓지 않은 공간에서 아주 작지만 새근새근하는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얼굴을 돌려 내려다 보니 수유 후 옆에 꽤 멀리 눕혀 놨던 아기가 데굴데굴 굴러 (움직이지도 못하는 아기가 말이지요!) 제 가슴살에 얼굴을 폭 파뭍고 양손은 제 옆구리에 살포시 올려 놓은 채 단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한없이 사랑스러워 그 얼굴을 보다가 문득 성령께서 깨닫게 해주시는 강한 울림이 있어 새벽에 홀로 많이 울었습니다.

사람 손을 매번 간절히 필요로 하는 젖먹이의 모습은 오직 그리스도의 체취와 그 날개 아래 보호하심만을 간절히 사모하며 의지하는 성도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천국이 이런 자의 것이라는 말씀은 아마도 이런 상태의 아기를 두고 하신 말씀인 것 같습니다.

(룻 2:12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날개 아래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2. 그리스도의 부재가 당신에게 있어 가장 큰 고통의 원인인가?

 

최근에 5가지 예방접종을 하루에 다 맞았습니다. 양쪽 허벅다리에 두대, 한대, 먹는 백신까지요, 병원 주사실이 떠나가라 울더군요. 특히 마지막 뇌수막염 주사는 꽤 아픈 것 같았습니다.

밤수유 시에는 보통 아기가 먹을 시간 조금 전에 일어나 젖을 조금 짜내고 먹여야 사레가 들지 않아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요. 자주 그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아 미처 다 짜내지 못했는데 깨어나서 서럽게 울고 있곤 합니다.

 

꼭 젖을 못 먹어서 운다기 보다는 옆에 엄마의 인기척이 없으면  깊은 잠결에도 귀신같이 알아채고 일어나 서럽게 웁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아침에 예방접종 맞을 때보다 더 서럽고 크게 운다는 점이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엄마가 늘 곁에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 듯도 한데 그 잠시의 부재를 못 견뎌하며 목이 쉬도록 서럽게 몸을 떨며 울더군요.

 

아기가 너무 힘들게 우니까 저도 마음이 아파 안고 달래주던 중, 섬광처럼 강하게 깨닫게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너에게 그리스도의 부재는 이와 같은 고통인가?"

 

물론 그것은 큰 고통이지만 그 보다는 세상적인 무엇, 눈에 보이는 무언가의 부재가 때로 더 큰 고통과 자기 연민의 원인이 아니었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사실 깨닫게 된 그 날 바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육아가 너무 힘들고 잠시도 틈을 내기 힘들어서 한주 정도 지나고 올리려니 기억도 잘 안 나고 그렇습니다. 그 때 얻은 생생함과 풍성한 묵상의 십분의 일도 안 전해지네요,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자주 글을 올려서 저는 딸아이에게 몇백만원 하는 성장 사진 앨범 같은 것보다는 이런 묵상집을 나중에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제가 좀더 자주 글을 올릴 수 있도록, 예민하고 이런 저런 수유 문제점을 가진 우리 아기가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요즘 사무엘서를 공부하면서 많은 은혜 받고 계시더군요, 얼마 전 남편을 통해 귀동냥 해 전해들은 엘리 제사장에 관한 진리는 참으로 놀랍고 귀한 것이더군요! 저는 할 수 있는 은혜의 방편이 아기띠를 하고 걸어다니며 혼자 조용히 기도하는 것 밖에 없네요. ㅠㅠ

 

그래도 오늘 급히 kbible 다운 받았습니다. 국향자매, 고마와요, 말씀에 기초한 더 깊은 묵상 나눌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p.s. 요즘 저의 이런 형편 때문에 이런저런 성도님들 부탁에 하나 하나 응대해드리지 못하고, 도움 드리지 못한 점 송구합니다.

 

 

20160224_박서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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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우국향님의 댓글

우국향 작성일

서현이 똘망똘망하니 귀엽고 이쁘네요^^
우리는 여러가지 주변상황을 통해 심령이 더욱 가난해짐을 배우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것이 자녀이든, 육신의연약함이든, 세상과의 관계에서든.. .심령이 가난한 것은 세상의 그 어떤 보물보다 귀한것이고, 복되다는걸 요즘에서야 확연히 바라보게 되네요. . ;;
나눠주신 묵상과 관련없어 보일지 모르나,  요즘 제가 깊이 깨달은 주제라 적어봅니다^^
육아의 한 가운데서도 잔잔한 은혜로운 묵상글 올려주시는 모습 좋네요~

이지은님의 댓글

이지은 작성일

<p>아가 넘 이쁘네요~!!!!

언제 서현이 실물로 만날 수 있게 되나요~ : )</p>

박민정님의 댓글

박민정 작성일

서현아~~안녕?

부모님께 그리스도의 사랑을 일깨워  주는 복된 존재로구나!

하나님앞에 나오려고 봄을 기다리고 있을텐데 예배가운데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아름답게 자라나길 기도할께~~

이성일님의 댓글

이성일 작성일

이제야 답글을 쓰네요
사실 어떻게 지내시는지 참 궁금했는데 이렇게 글을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사무엘처럼 건강하고 경건한 아이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몸조리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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