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RING THAT NEVER DRIES UP

마르지 않는 샘

마르지 않는 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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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건희 작성일 16-09-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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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교회 성도님들 안녕하세요? 방학 때 잠깐 나왔다가 8월 중순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이건희라고 합니다. 정말 이번에 방학에 제일 잘한게 진리교회를 온 것이라 생각 될 정도로 모두들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는데... 수련회도 안타깝게 참석하지 못하고, 그래서 결국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교회를 떠나게 됬어요. 항상 '아 미국도착하면 게시판에라도 글 올리고 소식 전해야겠다' 생각해놓고 의의로 바빠서 새학기가 곧 시작하려는 지금에서야 작성하게 되네요. 죄송한 마음으로 이 게시판에 첫 글과 소식을 올려보내요. 

 

 

팔월 중순에 미국으로 돌아와서 처음 한 일은 부모님과 여행을 한 것이였어요. 이번 여름에 운전면허를 따게 되었거든요. 국제 면허증을 발급 받고, 부모님 모시고 캘리포니아 1번 도로를 따라 LA 부터 요세미티 국립공원까지 차로 여행을 했어요. 물론 운전은 제가 했지요 :) 일주일 동안 차로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은 참 넓다는 것이였습니다. 아름다운 해변, 바위,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의 산맥들, 정말 끝도 없이 펼쳐진 금잔디 목장과 농토들... 정말 너무 아름답고 이런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어요. 게다가 죄로인해 저주 받은 이 땅, 자연도 이토록 아름답고 경외와 행복을 불러일으키는데, 훗날 회복된 천국에서는 얼마나 더 아름답고  상상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천국을 약속하신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 선물 주고 은혜 베풀길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러나 여행 내내 즐거웠던 것은 아니구요, 배우고 반성한 것도 참 많았습니다. 저와 어머니가 실수로 예민하신 아버지 기분을 상하게 해드렸나봐요. 결국 여행 중 불화가 생기고, 싸움이 일어났어요. 사소한 일로 감정이 상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사랑스러웠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솔직히 그 때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보통 같으면 이해해주고 넘어가 줄 수 있는 작은 문제로 그토록 노를 발하시는 아버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싸움은 어찌저찌 종결되고 가정은 다시 화목해졌지만 제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었고, 여행 내내 겉으로는 괜찮은 척 했지만 사실 속으로 많은 싸움이 있었어요. '왜 내 아버지는 이런 분이실까. 어떻게 저러실 수 있을까' 하는 옛 본성과 '그래도 날 키워주신 분이시다. 원수도 용서하라고 하셨는데 아버지는 당연히 용서해야겠지' 하는 새 본성이 전쟁을 벌여 정말 많이 답답했습니다.

 

 

그러다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호텔에서 학교입학 준비를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나님은 나를 용서하셨다. 독생자의 저주 받은 죽음이라는 대가를 지불하면서까지 나의 죄를 용서하셨다."

 

저는 본성상 하나님의 원수입니다. 믿게 된 이후에도 여전히 전 본성상 하나님의 원수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제가 하나님의 은혜를 얼마나 많이 남용하고, 회개 후 같은 죄를 반복하고, 말씀과 기도를 등한시하고, 힘든 일이 일어난다고 배은망덕하게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신앙과 염려에 빠져있고....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저는 본질상 원수이고 그러한 호의를 받을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 은혜로 받게 되었습니다. 

 

 

이걸 생각하고 묵상하니까 아버지에 대한 용서와 이해가 생기더라구요. 아버지가 저와 어머니께 준 상처보다, 제가 하나님을 향해 지은 온갖 죄들 - 반역, 배신, 원망, 무시, 업신여김, 위선, 교만이 훨씬 더 악랄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제 사면을 위해 그토록 큰 값을 지불하신 셈이니까요. 만 달란트 탕감 받아놓고 100데나리온 빚진 친구를 용서치 못했던 종이 바로 저였다는 것도 깨달았고 기꺼이 용서할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최근엔 무사히 오티를 마쳤습니다. 이 곳 보스턴은 굉장히 진보적인 도시예요. 몇 년 전에 게이 퍼레이드도 보스턴에서 열렸다지요. 예수님만이 구원자시다! 라고 선언하면 바로 돌이 날라오는 곳이 보스턴 같습니다. 이 곳에서 세상이 주는 기쁨에 물들어 타협하는 그리스도인, 어둠을 밝히긴 커녕 어둠이 무서워 스스로 사그러드는 빛, 맛을 잃은 소금이 되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또한 전 매우 매우 연약한 그리스도인, 꺼져 가는 심지 같은 그리스도인이지만, 그러한 저에게도 제 믿음의 분량만큼의 맡겨진 사명이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부디 맡겨진 일에 충성을 다하지 않는,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대학생활을 보내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빨리 방학해서 진리교회 가고싶네요 :) 모두 건강하시고 하나님과 더 깊은 교제누리셨으면 해요. 겨울에 찾아뵐게요.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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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창섭님의 댓글

이창섭 작성일

반갑습니다<div>이건희형제님<br>말씀수련회에 오지못한것은 아쉬움이 있습니다<br><br>다시 미국으로 갔다는 소식을듣고 카톡으로라도<br>안부 전하겠다고 생각하고는 <br>그동안 연락을 못했었는데 이렇게 글 올려주시니 반갑습니다<br><br>앞으로로 진리교회 홈페이지 마르지않는샘을 통해서 <br>계속 교제하기 원하며 <br>형제님의 신앙도 그리스도의 마르지않는 생명샘에서 늘 흡족한 은혜를 누리며 성장 하시기를 바랍니다<br><br>학업에도 좋은 성취 있으시길 바라며<div>방학에 다시만날 기대를 해 봅니다<br><br>평안하세요</div></div>

김욱겸님의 댓글

김욱겸 작성일

전 오셨을 때 인사도 제대로 못한 것 같지만, 이글을 읽으니 감사하고 보스톤에 있는 형제님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다음에 뵈요~
소식 종종 알려주세요^^

강문진님의 댓글

강문진 작성일

멀리서 소식을 전해주니 반갑네요.
개혁주의 신앙을 갈망하던 형제님의 순수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곳 보스톤에서도 신앙생활 잘 하시고 또 어려운 대학공부도 잘 감당하기를 바래요.

이성일님의 댓글

이성일 작성일

어렵고 고단한 삶 속에서도 그리스도께 헌신하고자 하는 형제의 마음이 글 속에 구구절절 베어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형제의 모습은 주님의 살아있는 역사하심의 증거였습니다.  부디 초심을 잊지 말고 세속속에서 믿음으로 승리하시길 기도합니다. 보스톤에서도 분명 같은 마음을 가진 형제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개혁주의의 바른 목회 아래 거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이지은님의 댓글

이지은 작성일

건희 형제님, 반갑습니다. 미국에 잘 도착하였다니 감사하고, 또한 여행 과정에서 깨달은 것과 묵상의 내용들을 공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넘어지고 깨닫고 다시 은혜로 회복되는 경험들을 나누게 될 때, 성도의 교제는 더욱 풍성해지고 서로에게 많은 권면과 위로를 주게 된다고 생각해요. 학업과 함께 신앙의 경주도 열심히 잘 해나가기를 기도할께요-

임태희님의 댓글

임태희 작성일

막상 교회에서는 인사를 못했는데, 글로 인사를 하게 되서 반갑습니다. 진솔한 마음 속의 흐름을 옮겨 놓은 듯한 글을 따라서 읽다보니, 다른 사람 같지 않고 마치 저 자신의 이야기인 듯 익숙한 기분이 들어서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 힘들고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 시기를 지내 온 경험으로 가장 신앙 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임이 분명합니다. 늘 다시 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좋은 시기를 선용하여 하나님을 가까이 섬기는 삶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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